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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jave voltage diary

제목

아카이 일칠일공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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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려던 1972년 1월. 아버지는 엄마의 병원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끔찍히 아끼던 아나로그 릴데크를 팔았다고 한다.

그것은 아빠가 월남전에서 들고 들어온 전리품이기도 했다.
그 당시 참전군인들은 미군부대에서 뭔가 한가지 이상씩 값어치가 될만한
물건들을 암거래를 통해 한보따리씩 들고왔다.

미국은 월남전에 많은 돈을 쏟아 부었었고, 전쟁을 도운 다른나라
참전군인들은 어떤식으로든 그 댓가를 받은 것 같다. 챙겼다고 말하는게
더 솔직한 표현일 듯 싶다. 기억이 맞다면 릴데크, 미제 전기다리미,
일제 아나로그 카메라가 아빠가 챙긴 전리품 전부였다.

기계에 관해 지식이 전혀 없는 엄마도 모델명 만큼은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게 놀라웠다.

"아들아 그건 아카이 일칠일공 이었다"

부모님은 릴데크를 보물처럼 아꼈지만 날 낳기위해 저것과 모종의
거래를 한 셈이다.

엄마는 요즘 내가 뭔가 사소한 일들로 엄마를 화나게 하고
귀찮게 할 때면 아카이 릴데크 얘기를 한다.

괜히 팔았다고.

모종합대학의 영문학교수이자 자유기고가인 미스터 사무엘은
내게 그것의 실체를 이베이에서 찾아 사진을 보내주었다.

현재 나는 음악으로 채무이행중이다.

2005-05-30 15:29:02